맨발로 검기 좋은 섬

임자도

임자도 대광해변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백사장길이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오로지 모래 해변만을 걷는 최고의 해변 트레일로, 광활함 그 자체다. 백사장 뒤편 모래 언덕에는 해당화가 피고 지고,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은 세상 모든 것을 잊게 한다. 대광리에서 전장포 마을까지 이어지는 맨발로 걷기 최적의 해변이다.
임자도는 신안군의 최북단에 있는 신안군 임자면의 중심 섬이다. 남쪽은 신안군 자은도, 북쪽은 영광군 낙월도와 이웃하고 있다. 임자도에는 한국 최장의 해수욕장이 있다. 명사 삼십리, 폭 300미터의 백사장이 물경 9km에 이른다. 해변은 그대로 광활한 사막이다.

해변뿐만 아니라 임자도는 섬 전체가 모래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막 지형이다. 지질학자들은 임자도가 중동에서나 볼 수 있는 사막의 지형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바닷바람이 심하게 불면 산과 들이 온통 모래로 뒤덮여버린다. 섬 곳곳에는 오아시스도 있다. 섬 사람들이 ‘물치’ 또는 ‘모래치’라 부르는 큰 물웅덩이들인데 모래가 머금고 있던 물이 한 곳으로 쏟아져 내려서 생긴 것이다.
임자도 전장포 마을은 또 한국 최대의 새우젓 산지다. 해마다 1천여 톤의 새우를 잡아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60∼70%를 충당한다. 전장포 마을 뒤편 솔개산 기슭에는 길이 102m, 높이 2.4m, 넓이 3.5m의 말굽모양 토굴 네 개가 있다. 토굴에서는 일년 내내 새우젓이 곰삭아 간다.
임자도 바다는 한국 최대의 민어 산지다. 과거에는 임자도 민어 파시가 유명했고 지금도 임자도 해역은 민어의 산란장이라 여름이면 꽉꽉 울어대는 민어떼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민어를 제대로 맛보려면 임자도 가는 길의 지도읍 송도 위판장에서 민어회를 떠서 2층 초장집에서 맛볼 수 있다. 민어 뿐만아니라 병어, 꽃게 등 다양한 해산물을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

자은도

자은도는 모래 백사장만 무려 9개나 있는 서해 최고의 모래섬이다. 그 중에서도 백길, 분계, 둔장, 양산을 자은도를 대표하는 모래해변으로 꼽을 수 있다. 이 4개의 해변이 다 고운 모래밭이라 맨발로 걷기 좋다. 그중에서도 여인송이 있는 분계 해변과 천사 뮤지엄파크가 있는 양산 해변이 한적하여 방해 없이 맨발로 걷기 좋다.
자은도는 면적 52.790㎢로 신안군의 면 단위 섬들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1970년대는 인구가 2만 명이 넘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약 2400명이 살아간다. 신안의 많은 섬들이 그렇듯이 자은도는 섬이지만 대부분 농사가 주업이다. 양파와 대파, 마늘 등으로 소득을 올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소득을 주는 것은 대파다. 자은도에서 재배중인 대파 밭만 397ha, 무려 120만평이다. 양파 밭이 160ha, 마늘밭은 153ha 정도다. 땅콩 농사도 31ha나 된다. 대파 농경지는 모래땅이 많은 자은도 서부지역에 몰려 있다. 모래땅이 겨울 대파농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래땅이 양분이 많아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자은도를 비롯한 남쪽 섬지역의 대파 가격 결정권자는 상인이 아니다. 날씨다. 겨울이 추우면 대파 소득이 높아지고 따뜻하면 값이 떨어진다. 날씨가 따뜻하면 어떤 땅이든 대파를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땅이 얼 정도로 추위가 계속되면 흙 땅의 대파는 수확하지 못한다. ‘대가리’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에도 모래 땅은 얼지 않는다. 그래서 대파 수확이 가능하다. 다른 땅에서 대파가 수확되지 않으니 모래땅에서 생산되는 대파 가격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섬 지역의 대파 농가들은 겨울이 춥기만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