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초도 팽나무십리길은 월포천 옆 둑길을 따라 이어지는 십리 팽나무 가로수길이다. 가로수길에는 2020년부터 전국 곳곳에서 기증받은 100년 가까이 된 팽나무 716그루가 심겨 있다. 팽나무십리길을 ‘환상의 정원’이라고도 부른다. 그 이유는 팽나무 사이에 수국을 비롯해 다양한 꽃들이 탐스럽게 피어나면 판타스틱하기 때문이다. 길은 자산어보 촬영지인 가거댁 초가와 수국공원으로 이어진다.
도초도는 광활하다. 신안군에서 가장 너른 고란평야가 섬 중앙에 펼쳐져 있다. 경지는 반듯하고, 농수로는 촘촘하다. 섬이지만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시목해변에는 장장 2km에 달하는 반달 모양의 모래해변이 펼쳐져 있다. 도초도는 섬의 지형이 당나라의 수도와 비슷하면서도 초목이 무성해 도초(都草)라 불렀다한다.
화도 선착장 부근에 횟집과 식당이 몰려 있다. 어디나 선창가는 나고 드는 사람들로 인해 상업 활동이 활발하다. 그러나 도초도 선착장의 활력은 횟집들에서 멈춘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섬의 경제가 육지에 종속된 결과다. 중앙사진관 주인은 택시 영업도 병행한다. 본래는 사진관이 주업이었지만 이제는 택시가 주업이 되었다. 골목에도 상점들이 여럿 있지만 주인들은 모두 출타중이다. 미성전자, 평화선구철물점에도 주인이 없다. 선박용품을 판매하는 선구점 유리문에는 청거시, 홍거시 등 판매 안내 글씨가 새겨져 있다. 광명이발관은 불이 켜져 있다. 이발소 안에는 손님이 하나쯤 있나보다.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새어나온다. 강남미용실에는 꽤 사람이 북적인다. 파마 손님이 많은 모양이다. 광명양행에서는 신발, 내의, 가방, 기타 일절, 만물을 다 취급하지만 이 집도 주인은 출타중이다. 도초양조장도 문을 닫았다. 폐업한 지 여러 해 돼 보인다. 술을 빚는 지역의 양조장이 사라져가는 것은 항상 아쉽다. 일본이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시골은 물론이고 도시에도 소규모의 전통 양조장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 나라의 전통은 그대로 살려두고 식민지 조선의 오래된 전통들, 전통술 제조법 같은 것을 말살해버린 것도 일본제국주의였다.
종합화장품도 문이 잠겼다. 광명당시계점에도 주인은 없다. 광명방앗간에서는 참기름 짜는 냄새가 고소하게 새어나온다. 가을이라 고춧가루를 빻으러 나온 노인 몇이 차례를 기다린다. 땅거미가 지는가. 선창가 평화약방에 불이 들어온다. 서남문대교 가로등에도 불이 켜진다. 도초도에 밤이 찾아든다.
신안군은 천일염 생산의 메카다. 한국 천일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천일염 대부분은 도초, 비금, 신의, 증도에서 생산된다. 도초도 도남염전 소금 창고에는 갓 거둬들인 소금이 산처럼 쌓여있다. 장마 직후인 7~8월에 생산된 소금이 가장 좋다. 우기 직후라 염분의 농도가 너무 높지 않고 적절하기 때문이다.
흑산도에 홍어가 있다면 도초도는 간재미가 있다. 제철에 먹는 간재미는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다. 겨울부터 도초도 해역에
서 잡히기 시작해 이듬해 3~4월경 가장 많이 잡힌다. 그 시기에 맞춰 4월에는 도초도에서 신안 간재미 축제가 열린다. 제철에 잡힌 간재미는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간재미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회로도 먹고, 무침으로도 먹고, 찜이나 탕으로도 먹는다. 회는 참기름장에 찍어먹어야 제 맛이고, 무침은 막걸리초로 무친 초무침이 최고다. 찜에는 미나리가 들어가야 하고, 탕에는 신김치를 넣고 푹 끓여야 제 맛이다.
목포항에서 출항한 배가 압해, 외달, 팔금, 안좌, 노대, 사치 등의 섬 사이 해로를 통과해 도초도에 기항한다. 여객들을 내려주고 쾌속의 여객선은 최종 목적지 흑산도를 향해 떠난다. 도초, 비금은 목포에서 40여 km나 떨어진 섬이지만 수 만년 이어져 온 섬의 시간도 이제 곧 끝날 듯하다.
안좌와 팔금, 자은과 암태, 비금과 도초는 각각의 두 섬들끼리 연도가 되었다. 압해도는 목포와 연륙이 되었다. 서로 떨어진 섬들 사이에도 머지않아 다리가 놓여질 예정이다. 마침내 섬들이 모두 목포로 연결이 되고 나면 국도 1호선의 시작은 도초도가 될 것이다. 황해 바다에 물이 들기 전에는 이곳 또한 육지였으니 섬이 뭍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수만 년 이어져온 섬의 시간이 끝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도초도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정약전으로 분한 설경구와 가거댁인 이정은 배우의 티카타카 장면이 주를 이루는 ‘가거댁 초가’가 바다를 배경으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통마루는 인생샷 포토죤이다. 통마루에 앉으면 바다를 배경으로 액자 속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도초도 팽나무십리길은 월포천 옆 둑길을 따라 이어지는 십리 팽나무 가로수길이다. 가로수길에는 2020년부터 전국 곳곳에서 기증받은 100년 가까이 된 팽나무 716그루가 심겨 있다. 팽나무십리길을 ‘환상의 정원’이라고도 부른다. 그 이유는 팽나무 사이에 수국을 비롯해 다양한 꽃들이 탐스럽게 피어나면 판타스틱하기 때문이다. 길은 자산어보 촬영지인 가거댁 초가와 수국공원으로 이어진다.
도초도는 광활하다. 신안군에서 가장 너른 고란평야가 섬 중앙에 펼쳐져 있다. 경지는 반듯하고, 농수로는 촘촘하다. 섬이지만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시목해변에는 장장 2km에 달하는 반달 모양의 모래해변이 펼쳐져 있다. 도초도는 섬의 지형이 당나라의 수도와 비슷하면서도 초목이 무성해 도초(都草)라 불렀다한다.
화도 선착장 부근에 횟집과 식당이 몰려 있다. 어디나 선창가는 나고 드는 사람들로 인해 상업 활동이 활발하다. 그러나 도초도 선착장의 활력은 횟집들에서 멈춘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섬의 경제가 육지에 종속된 결과다. 중앙사진관 주인은 택시 영업도 병행한다. 본래는 사진관이 주업이었지만 이제는 택시가 주업이 되었다. 골목에도 상점들이 여럿 있지만 주인들은 모두 출타중이다. 미성전자, 평화선구철물점에도 주인이 없다. 선박용품을 판매하는 선구점 유리문에는 청거시, 홍거시 등 판매 안내 글씨가 새겨져 있다. 광명이발관은 불이 켜져 있다. 이발소 안에는 손님이 하나쯤 있나보다.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새어나온다. 강남미용실에는 꽤 사람이 북적인다. 파마 손님이 많은 모양이다. 광명양행에서는 신발, 내의, 가방, 기타 일절, 만물을 다 취급하지만 이 집도 주인은 출타중이다. 도초양조장도 문을 닫았다. 폐업한 지 여러 해 돼 보인다. 술을 빚는 지역의 양조장이 사라져가는 것은 항상 아쉽다. 일본이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시골은 물론이고 도시에도 소규모의 전통 양조장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 나라의 전통은 그대로 살려두고 식민지 조선의 오래된 전통들, 전통술 제조법 같은 것을 말살해버린 것도 일본제국주의였다.
종합화장품도 문이 잠겼다. 광명당시계점에도 주인은 없다. 광명방앗간에서는 참기름 짜는 냄새가 고소하게 새어나온다. 가을이라 고춧가루를 빻으러 나온 노인 몇이 차례를 기다린다. 땅거미가 지는가. 선창가 평화약방에 불이 들어온다. 서남문대교 가로등에도 불이 켜진다. 도초도에 밤이 찾아든다.
신안군은 천일염 생산의 메카다. 한국 천일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천일염 대부분은 도초, 비금, 신의, 증도에서 생산된다. 도초도 도남염전 소금 창고에는 갓 거둬들인 소금이 산처럼 쌓여있다. 장마 직후인 7~8월에 생산된 소금이 가장 좋다. 우기 직후라 염분의 농도가 너무 높지 않고 적절하기 때문이다.
흑산도에 홍어가 있다면 도초도는 간재미가 있다. 제철에 먹는 간재미는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다. 겨울부터 도초도 해역에
서 잡히기 시작해 이듬해 3~4월경 가장 많이 잡힌다. 그 시기에 맞춰 4월에는 도초도에서 신안 간재미 축제가 열린다. 제철에 잡힌 간재미는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간재미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회로도 먹고, 무침으로도 먹고, 찜이나 탕으로도 먹는다. 회는 참기름장에 찍어먹어야 제 맛이고, 무침은 막걸리초로 무친 초무침이 최고다. 찜에는 미나리가 들어가야 하고, 탕에는 신김치를 넣고 푹 끓여야 제 맛이다.
목포항에서 출항한 배가 압해, 외달, 팔금, 안좌, 노대, 사치 등의 섬 사이 해로를 통과해 도초도에 기항한다. 여객들을 내려주고 쾌속의 여객선은 최종 목적지 흑산도를 향해 떠난다. 도초, 비금은 목포에서 40여 km나 떨어진 섬이지만 수 만년 이어져 온 섬의 시간도 이제 곧 끝날 듯하다.
안좌와 팔금, 자은과 암태, 비금과 도초는 각각의 두 섬들끼리 연도가 되었다. 압해도는 목포와 연륙이 되었다. 서로 떨어진 섬들 사이에도 머지않아 다리가 놓여질 예정이다. 마침내 섬들이 모두 목포로 연결이 되고 나면 국도 1호선의 시작은 도초도가 될 것이다. 황해 바다에 물이 들기 전에는 이곳 또한 육지였으니 섬이 뭍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수만 년 이어져온 섬의 시간이 끝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도초도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정약전으로 분한 설경구와 가거댁인 이정은 배우의 티카타카 장면이 주를 이루는 ‘가거댁 초가’가 바다를 배경으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통마루는 인생샷 포토죤이다. 통마루에 앉으면 바다를 배경으로 액자 속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이사장 박재일
소장 강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