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는 일생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할 대한민국 최서남단 섬이다. 가거도 독실산길은 중국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중국과 가까운 국경 섬의 고즈넉한 산길이다. 가거도 출신으로 서라벌 예고 재학 중 4.19 혁명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김부련 열사를 추모하는 ‘하늘공원’을 지나 가파른 길을 40분 정도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능선길이라 내내 평탄하다. 항리 초입 섬둥반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면 그 감동적인 풍경 앞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가거도에서는 중국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진담처럼 들린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섬답게 가거도항의 이정표도 국제적이다. 중국 390km, 필리핀 2180km, 서울 420km. 서울보다 오히려 중국이 가깝다. 과거에도 가거도는 중국 대륙과 한반도 사이를 비스듬히 건너는 황해 사단(斜斷) 항로에 위치해 외국 배들이 수시로 거쳐 가던 섬이었다. 중국 송나라 때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의 정세보고서인 ‘선화봉사고려도경’에도 가거도에 대한 기록이 엿보인다. 서긍을 비롯한 사신단 200여명은 8척의 선단과 함께 송나라 황제 휘종의 명을 받고 고려를 방문했다. 1123년 5월28일 송나라 영파를 출발한 서긍은 6월 2일 협계산을 지났다. 서긍은 협계산을 중국과 고려의 경계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 협계산이 바로 가거도다. 가거도는 일제에 의해 소흑산도라 이름 붙여졌으나 해방 이후에야 본 이름을 되찾았다. 본래는 가거도가 아니라 우이도가 소흑산도였는데 일제가 편의상 가거도를 소흑산도로 불렀던 것이다.
가거도는 서남해의 어업 전진기지로 어부들에게는 친숙한 섬이지만 뭍의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화와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된 뒤 방문객이 늘어났으나 워낙 뱃길이 험해 여전히 뭍에서 멀기만 하다. 가거도에는 대리, 항리, 대풍마을 등 세 개의 자연부락이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큰 마을인 대리에 모여 산다. 이 마을에 식당과 여관 등 편의시설과 행정기관까지 있어 마치 해상 도시를 방불케 한다. 가거도의 대표적인 섬길인 독실산 등산로는 대리마을 김부련 하늘 길부터 시작된다. 김부련 열사는 가거도 출신으로 4.19 혁명 때 서라벌 예고 재학 중 혁명에 참가했다가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가거도 출장소 앞에 그를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거도는 풍랑주의보가 내려 어선들이 피항을 오면 파시처럼 흥청거렸다. 한 번에 보통 100-150척의 어선들이 들어왔고 그중 200-300명이 대리항을 휘젓고 다녔다. 당시에는 어선들은 풍랑을 피하거나 식고미(식자재) 등을 조달하기 위해 가거도항에 입항했다. 당시 대리에는 약속, 오씽, 나도나, 이슬비 등 7곳의 색시집이 있었다. 한 집 당 아가씨가 보통 4-5명씩 있었고 술도 따르고 2차까지 나갔다. 밥을 짓는 ‘화장’ 같이 서열 낮은 선원들은 배에서 내려 보지도 못했고 색시 집은 선주, 선장 같은 사람들이나 갈 수 있었다. 갑판장, 기관장 급의 중간 간부들에게도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술집, 식당, 여관, 노래방은 물론이고 구멍가게까지 큰돈을 벌었다. 선원들끼리 칼부림도 예사였다. 완전 무법천지였다. 이제 바람이 불어도 가거도는 한산하다. 더 이상 가거도에 외지 어선들이 피항 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거도 최고의 절경은 항리 마을의 섬둥반도다. 항리 초입 섬둥반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면 그 감동적인 풍경 앞에 넋을 잃을 정도다. 달력에 나올법한 풍경이 두 눈으로 쑥 들어온다. 항리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비탈에 위태롭게 붙어 있다. 섬둥반도는 <극락도 살인사건>이란 영화와 1박2일 이란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탓는데 오르는 능선 길에 데크가 깔린 것이 조금 아쉬울 뿐 원형은 잘 보존되어 있다. 섬둥반도는 한없이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처럼 역동적이다. 그 끝을 따라가면 중국이다. 최서남단 섬인 가거도에서도 서쪽 끝인 섬둥반도는 한국에서 가장 해가 늦게 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거도 여행에서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절경은 해상에 있다. 일정한 인원이 모이면 가거도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이 운항하는데 기암괴석의 절경은 영화 <아바타>의 풍경처럼 신비롭다.
가거도는 일생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할 대한민국 최서남단 섬이다. 가거도 독실산길은 중국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중국과 가까운 국경 섬의 고즈넉한 산길이다. 가거도 출신으로 서라벌 예고 재학 중 4.19 혁명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김부련 열사를 추모하는 ‘하늘공원’을 지나 가파른 길을 40분 정도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능선길이라 내내 평탄하다. 항리 초입 섬둥반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면 그 감동적인 풍경 앞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가거도에서는 중국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진담처럼 들린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섬답게 가거도항의 이정표도 국제적이다. 중국 390km, 필리핀 2180km, 서울 420km. 서울보다 오히려 중국이 가깝다. 과거에도 가거도는 중국 대륙과 한반도 사이를 비스듬히 건너는 황해 사단(斜斷) 항로에 위치해 외국 배들이 수시로 거쳐 가던 섬이었다. 중국 송나라 때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의 정세보고서인 ‘선화봉사고려도경’에도 가거도에 대한 기록이 엿보인다. 서긍을 비롯한 사신단 200여명은 8척의 선단과 함께 송나라 황제 휘종의 명을 받고 고려를 방문했다. 1123년 5월28일 송나라 영파를 출발한 서긍은 6월 2일 협계산을 지났다. 서긍은 협계산을 중국과 고려의 경계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 협계산이 바로 가거도다. 가거도는 일제에 의해 소흑산도라 이름 붙여졌으나 해방 이후에야 본 이름을 되찾았다. 본래는 가거도가 아니라 우이도가 소흑산도였는데 일제가 편의상 가거도를 소흑산도로 불렀던 것이다.
가거도는 서남해의 어업 전진기지로 어부들에게는 친숙한 섬이지만 뭍의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화와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된 뒤 방문객이 늘어났으나 워낙 뱃길이 험해 여전히 뭍에서 멀기만 하다. 가거도에는 대리, 항리, 대풍마을 등 세 개의 자연부락이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큰 마을인 대리에 모여 산다. 이 마을에 식당과 여관 등 편의시설과 행정기관까지 있어 마치 해상 도시를 방불케 한다. 가거도의 대표적인 섬길인 독실산 등산로는 대리마을 김부련 하늘 길부터 시작된다. 김부련 열사는 가거도 출신으로 4.19 혁명 때 서라벌 예고 재학 중 혁명에 참가했다가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가거도 출장소 앞에 그를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거도는 풍랑주의보가 내려 어선들이 피항을 오면 파시처럼 흥청거렸다. 한 번에 보통 100-150척의 어선들이 들어왔고 그중 200-300명이 대리항을 휘젓고 다녔다. 당시에는 어선들은 풍랑을 피하거나 식고미(식자재) 등을 조달하기 위해 가거도항에 입항했다. 당시 대리에는 약속, 오씽, 나도나, 이슬비 등 7곳의 색시집이 있었다. 한 집 당 아가씨가 보통 4-5명씩 있었고 술도 따르고 2차까지 나갔다. 밥을 짓는 ‘화장’ 같이 서열 낮은 선원들은 배에서 내려 보지도 못했고 색시 집은 선주, 선장 같은 사람들이나 갈 수 있었다. 갑판장, 기관장 급의 중간 간부들에게도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술집, 식당, 여관, 노래방은 물론이고 구멍가게까지 큰돈을 벌었다. 선원들끼리 칼부림도 예사였다. 완전 무법천지였다. 이제 바람이 불어도 가거도는 한산하다. 더 이상 가거도에 외지 어선들이 피항 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거도 최고의 절경은 항리 마을의 섬둥반도다. 항리 초입 섬둥반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면 그 감동적인 풍경 앞에 넋을 잃을 정도다. 달력에 나올법한 풍경이 두 눈으로 쑥 들어온다. 항리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비탈에 위태롭게 붙어 있다. 섬둥반도는 <극락도 살인사건>이란 영화와 1박2일 이란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탓는데 오르는 능선 길에 데크가 깔린 것이 조금 아쉬울 뿐 원형은 잘 보존되어 있다. 섬둥반도는 한없이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처럼 역동적이다. 그 끝을 따라가면 중국이다. 최서남단 섬인 가거도에서도 서쪽 끝인 섬둥반도는 한국에서 가장 해가 늦게 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거도 여행에서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절경은 해상에 있다. 일정한 인원이 모이면 가거도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이 운항하는데 기암괴석의 절경은 영화 <아바타>의 풍경처럼 신비롭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이사장 박재일
소장 강제윤